B급천국의 만화 애니메이션 리뷰

넷플릭스산 호불호 무진장 갈리는 애니, '멀리건'

B급천국 2024. 6. 2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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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애니 '멀리건(Mulligan)'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꽤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입니다. 세계 최고의 영화 데이터 베이스 사이트인 IMDB의 멀리건 항목에 들어가 보면, 평점란이 말 그대로 난장판이 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좋은 작품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괜찮은 작품이라고 하며, 누구는 쓰레기라고 하고 누구는 '이딴 걸 만드느라 파이널 스페이스 같은 작품을 캔슬했냐?' 라고 욕하기도 합니다. 저도 넷플릭스에서 파이널 스페이스나 캡틴 폴 같은 뛰어난 작품을 캔슬한 건 대단히 불만이 큽니다만, 애꿎은 다른 작품을 끌어들이며 욕하는 건 찬성할 수 없네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평이나 '이거 때문에 다른 애니가 캔슬 되었다' 라는 소리는 치우고, 저의 기준에서 한 번 평가 해 볼까 합니다.

 

줄거리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외계인의 공격으로 거의 멸망하면서 시작됩니다. 전 세계가 외계인의 공격에 파괴되고, 인류도 99.99% 이상 사망한 가운데, 주인공인 '멀리건'이 운칠기삼으로 외계 모선을 파괴하고, 그 여파로 지구를 침공한 모든 외계 우주선이 파괴되고, 외계인도 1명만 빼놓고 전멸합니다. 그 공으로 멀리건은 미국 대통령이 되고, 외계 모선 파괴 때 멀리건과 함께 있던 아름다운 여인 '루시'가 영부인이 되는 등 순조로이 세계가 재건될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구의 생존자는 다 합쳐 천 명 남짓하고, 거의 모든 사회 기반시설도 파괴되었지만 인류는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외계인 침공 이전처럼 너나 없이 바보짓을 일삼는데.....

 

 

스토리

 

 

스토리는 꽤 기복이 심한 편입니다. 지금까지 시즌 2, 20 에피소드가 나왔는데요. 어떤 에피소드는 흥미롭지만, 어떤 에피드는 보다 잠들어서 내가 피곤했나 싶어서 안 피곤할 때 봤더니 또 잠들 정도로 재미가 없습니다. 사실 이 애니를 웃기는 게 중요한 시트콤이라고 생각한다면, 썩 좋지 않습니다. 종종 웃기긴 하지만 많이 웃기지는 않거든요. 

 

다만 옴니버스식으로 흘러가면서도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있는 작품으로서, 그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는 의외로 나쁘지 않습니다. 세계는 거의 멸망했고, 그 와중에도 인류는 바보 짓을 하며, 그 바보의 정점이 우리의 대통령입니다. 그 외 인간들, 심지어 포로로 잡힌 외계인도 수시로 바보짓을 하고 그 와중에 세상은 조금씩 재건되는 듯 하지만 여러모로 위태롭고 그것이 시즌 2 결말의 파국으로 이어지지요. 그런 의미에서, 스토리는 '기복이 심하고, 폼이 좋을 때도 아주 재미있진 않지만 2시즌을 합쳐 보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라고 평가합니다. 특히 2시즌 마지막에 크게 터뜨린 건, 수습을 잘 한다면야 괜찮은 전개라 생각하니까요.

 

 

캐릭터

 

너나 할 것 없이 바보들의 행진인 전형적인 시트콤 스타일의 캐릭터들입니다. 다만 세계를 통틀어 살아남은 인류가 천 단위인 극히 암울한 세계관에,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높으신 분'이자, 인류 재건의 막중한 사명을 띄고 이 땅에 살아남은 자들이다 보니  그 바보짓의 여파가 크고, 하나의 에피소드에서는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뜩이나 불안정한 세상을 더욱 삐그덕거리게 만드는 캐릭터 구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인 멀리건은 전형적인 책임의식 부족한 멍청이에 가깝고, 영부인 루시는 그보다는 낫고 성장형 캐릭터지만 세상의 구세주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외의 캐릭터들도 혹은 더 낫고, 혹은 더 멍청하지만 그 누구도 불안정한 세상을 구원해 줄 만한 구원자는 없습니다. 에일리언 아포칼립스 물에서 이렇게까지 다같이 부족한 자들이 모여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게 아니라, 나쁜 꼬라지 그대로를 간신히 유지하는 캐릭터 구도는 신선하게 느껴 질 정도입니다. 일반적인 기준에서 크게 매력적인 캐릭터냐고 하면, 그건 아닐 것 같습니다만.

 

 

연출

 

 

좋지 않습니다. 크게 눈에 띄는 작붕 같은 건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그림체가 단조롭고 작화나 액션 연출 등이 딱히 좋지 않습니다. 비슷한 그림체의 넷플릭스 애니 중에서도 상당히 떨어지는 수준인데요. 넷플릭스의 '우주의 전사 쉬라' 처럼 시즌 1에서는 퀄리티가 좋지 않다가 시즌 2부터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애니는 시즌 1이나 2나 좋다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총평

 

그럭저럭 볼 만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이라고 평가합니다. 다만 싫어하는 사람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요. 캐릭터는 저마다 어딘가 모자란 녀석들이 아슬아슬 균형을 잡다가 결국 무너지는 구도는 괜찮다고 봅니다만 하나 하나를 뜯어보면 역시 매력이 부족하고, 연출은 어떤 관점에서 봐도 좋지 못합니다. 그나마 전체 스토리가 괜찮은 편입니다. 또한, 소위 '에일리언 아포칼립스', 즉 외계 침공을 다룬 장르에서 이런 식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택한 건 신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시즌 2 결말을 수습할 수 있느냐는 건데요. 뭐, 최소 시즌 3까지는 나와서 벌려놓은 건 수습하길 바래야겠습니다.

 

평점 ★★★ (시즌 2까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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