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프라이스 4

최초의 H. P. 러브크래프트 원작 영화, '유령 출몰지'

1963년 영화 유령 출몰지(The Haunted Palace)는 장르 불문 서브컬쳐에 끼친 영향이 막대한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 원작을 영화화 한 첫 번째 작품으로 특히 유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러브크래프트보다 에드가 앨런 포가 더 잘 먹히는 이름이었기에, 앨런 포의 이름을 중점적으로 팔았지만 실제로는 러브크래프트 원작에 더 가까운 작품이지요. 저야 러브크래프트 작품(크툴루 신화)는 위키로만 주로 접했기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최초의 러브크래프트 원작 영화'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훗날 B급 영화로 돈벌기 최고 전문가가 되는 로저 코먼이 '괜찮은 영화 감독이던 시절' 감독한 영화라는 점. 또 대배우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이라는 점 등도 짚고 넘어가..

천재 마술사이자 소시민 살인자의 이야기, 영화 '더 매드 매지션'

1954년 영화 더 매드 매지션(The Mad Magician)은 개봉 당시 제가 리뷰한 바 있는 밀랍의 집의 아류작 취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두 영화 모두 소재부터가 비슷하다면 비슷하고, 둘 다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이며, 둘 다 3D 상영을 하였고, 더 매드 매지션 쪽이 1년 늦게 나왔으니 '명작 밀랍의 집의 인기에 편승한 아류작' 소리를 들은 게 이해는 갑니다. 과연 이 영화는 그저그런 아류작 중 하나이며, 큰 의미도 없는 그런 영화에 불과할까요? 줄거리는 천재 마술사인 '돈 갈리코' 가 오랫동안 자신의 능력으로 다른 마술사의 뒷받침만 해 주다가, 뒤늦게 독립 무대를 마련하면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갈리코의 독립 마술사로서 첫 번째 공연은 그의 고용주인 마술 기획사 사장에 의해 중단됩니다. 이 마술사 ..

오스틴 파워의 선배인 B급 SF 첩보 코미디, '닥터 골드풋과 비키니 머신'

영화 제목이 '닥터 골드풋과 비키니 머신(Dr.Goldfoot and the Bikiki Machine)이고, 포스터가 저런데 멀쩡한(?) 첩보물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1965년작 영화는 멀쩡한 첩보물이나 SF 영화와는 거리가 먼, 한없이 망가지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혹시 '오스틴 파워'를 떠올렸다면, 아주 정확합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오스틴 파워 시리즈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꼽히거든요.  줄거리는 본 영화의 주인공이자 빌런인 골드풋 박사가 황금 비키니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 로봇 군단을 만들어,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 한다는, 흔한 세계 정복물스러운 스토리입니다 그런데 골드풋 박사의 야망은 세계 정복보다는,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되는 겁니다. 그 방식도 기가 막힙니다. 전 세계의 부자들..

슈퍼 빌런이 된 예술가의 흥망성쇠, 영화 '밀랍의 집'

1953년 영화 밀랍의 집(House of Wax)은 두 번 리메이크 되고, 세 작품이 존재하는 3형제 영화 중 둘째입니다. 첫째는 1933년에 만들어 진 '밀랍 박물관의 미스테리', 둘째는 이 영화, 셋째는 2005년에 나온 '하우스 오브 왁스'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둘째인 이 영화를 가장 높이 치는 듯 합니다. 고전 호러 영화의 명작을 꼽을 때, 자주 언급되는 작품이지요. 그럼 정말 이 영화는 수작이나 명작 소리를 들을 가치가 있을까요? 스토리는 밀랍인형 장인인 예술가 '헨리 재러드'가 친구 때문에 모든 것을 잃으면서 시작합니다. 친구이자 동업자는 재러드의 예술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친구가 애써 만든 밀랍인형 박물관을 모조리 불태워서 보험금을 챙기는 보험 사기를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이 때문에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