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영화 리뷰 36

좋은 설정이 좋은 B급 영화를 만들진 않는다. 영화 '드라큘라 성의 피'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B급 영화는 저예산입니다. 그만큼 만듦새의 측면, 특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래저래 단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신 주류 영화에서는 찾기 힘든 센스와 신선함, 그리고 떨어지는 만듦새가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게 만든 연출 등으로 이 약점을 커버할 때 우리는 그걸 '좋은 B급 영화' 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한데요. 확실히 B급 영화 제작자 대부분이 이런 '좋은 B급 영화' 를 시도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좋은 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69년 작 '드라큘라 성의 피'(Blood of Dracula's Castle)이 좋은 예인데요. 줄거리는 드라큘라가 그의 부인과 현대(1960년대)까지 살아남으면서 시작됩니다. 드라큘라와 부인은 한 오래된 성의 세입자로 살면서 부..

80년대 슬래셔 영화 중 상위권, 영화 '슬리퍼웨이 캠프'

1983년 영화 '슬리퍼웨이 캠프(Sleepaway Camp)'는 1980년대 슬래셔 영화를 언급할 때,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입니다. 그만큼 평가도 높은 편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 중 한 편으로 꼽는데요. 지금 시점에서 보면 흔하다 못해 썩어나는 '캠프장 살인마 영화'이지만, 흔하디 흔한 캠프장 살인마 영화 중에서 자신만의 특징이 뚜렷한, 주목할 만한 영화 중 하나라는 건 분명한데요. 줄거리는 안젤라와 리키라는 남매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두 남매는 어릴 때 끔찍한 보트 사고로 부모를 잃었고, 이후 친척 집안에 입양되어 살고 있습니다. 오빠 리키는 외향적이지만, 여동생 안젤라는 좀 많이 내향적이고, 수줍음을 타는 소녀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리키와 안젤라는 함께 여름 캠프장으로 향합..

넷플릭스로 돌아온 비버리 힐스 캅, 영화 '비버리 힐스 캅: 액셀 F'

'비버리 힐스 캅' 시리즈의 최신작이 넷플릭스로 돌아왔습니다. 1편은 말이 필요 없는 걸작, 2편도 수작은 되고 3편은.... 어릴 때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지금 할 수 있는 말은 평이 꽤 나쁜 속편이라는 겁니다. 아무튼 비버리 힐스 캅 1편과 2편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수십년 만의 속편이 넷플릭스로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이렇게 오래 된 영화가, 넷플릭스에서라도 돌아온 게 어딘가요. 줄거리는 비버리 힐스 캅 시리즈 마지막 편(3편)이 나오고 수십 년이 흘렀듯, 영화 속 세계도 수십년이 흐른 뒤를 배경으로 합니다. 비버리 힐스 캅의 영원한 주인공 '액셀 폴리'도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 은퇴하..

신데렐라의 최종 확장판, 영화 '슬리퍼 앤 더 로즈'

신데렐라 창작물은 무궁무진합니다. 영화로만 봐도, 정말 온갖 버전이 다 존재하지요. 그렇다 보니 신데렐라 영화는 원작, 그러니까 우리가 아는 동화 버전 그대로 충실하게 만들기보다는 여러가지로 변주를 하는 게 오히려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리뷰한 70년 전 영화 더 글래스 슬리퍼도 꽤 많은 변주가 들어간 신데렐라 영화였으니까요. 물론 모든 신데렐라가 그런 건 아닙니다. 1976년 영화, 슬리퍼 앤 더 로즈(The Slipper and the Rose: The Story of Cinderella)가 좋은 예입니다. 이 영화는 정통파 신데렐라이자, 한 발 더 나아가 '신데렐라 스토리의 최종 확장판' 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케이스인데요. 줄거리는 굳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

실사와 애니가 만나 난장판 파티가 되다, 영화 '쿨 월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만남은 분명 흥미로운 실험이지만, 동시에 쉽지 않은 실험입니다. 실험 결과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 같은 준수한 작품이 나오기도 하고, '스페이스 잼'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실험으로 끝난 결과물도 있지만, 실패한 실험으로 끝났다고 여겨지는 결과물도 있는데요. 1992년 영화, 쿨 월드(Cool World)도 보통 '실패한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만남'으로 평가되고는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영화 스토리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미군 프랭크 해리스가 파병을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면서 시작됩니다. 이 사고로 프랭크의 어머니는 사망하고, 프랭크는 사고 여파로 현실 세계와 또 다른, 애니메이션 세계가 존재함을 알게..

프랑켄슈타인 영화 중 최고봉, '프랑켄슈타인 여자를 만들다'

프랑켄슈타인이 어떤 이야기인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그만큼 유명하고 잘 알려졌으며, 변주 또한 많이 된 작품이지요. 20세기 중반 세계 최고의 호러영화 전문 제작사였던 영국의 해머사도 프랑켄슈타인을 여러 번 영화화 하였습니다. 바로 '해머 사 프랑켄슈타인 시리즈' 인데요. 여기에 속한 작품이 총 7편이며, 그 중 1967년 작 '프랑켄슈타인 여자를 만들다'(Frankenstein Created Woman)는 시리즈 4번째 작품입니다. 사실 해머 사 프랑켄슈타인 시리즈는 2편, 혹은 3편까지는 그럭저럭 스토리가 연결된다고 볼 수 있지만(1,2편은 분명 스토리가 연결되지만, 3편이 1,2편과 연결된다고 봐야 할 진 무척 애매합니다. 솔직히 연결이 안 된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4편부터는 ..

B급 막장 히어로의 두 번째 이야기, 영화 '톡식 어벤저 2'

B급 영화사의 대표주자인 트로마 영화사의 대표작, 톡식 어벤저는 B급 막장 영화이자, 잘 만든 히어로 영화였습니다. 또한, 트로마 영화사 최고 히트작으로 꼽힐 만큼, 상업적으로 성공한 벌어들인 영화이지요. 이처럼 잘 만들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히어로 영화가 후속작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일 겁니다. 실제로 톡식 어벤저도 당연하다는 듯 후속편이 여럿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리뷰하는 2편, 그리고 후에 나온 3편과 4편. 그리고 최근 나온 리부트 판이 있고, 그 외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버전도 나왔습니다. 톡식 어벤저 2는 1편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편에서 우리의 히어로 톡식 어벤저는 악당을 물리치고 자신이 사는 도시 '트로마빌'을 지키는 슈퍼 히어로가 되고 애인과 맺어지며 해피 엔딩을 맞이하였습니..

아름다운 레즈비언 뱀파이어의 흡혈 모험, 영화 '뱀파이어 연인'

1970년 영화 '뱀파이어 연인'(The Vampire Lovers)은 여러모로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한때 세계 최고의 호러영화 전문 영화사이던 해머사가 전성기가 지난 후 내놓은 영화 중에서는 대표작으로 꼽히고, 레즈비언이나 여성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호러 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이지요. 최초의 뱀파이어 소설 중 하나로 통하는 '카르밀라'를 원작으로 하였는데, 확실히 원작도 어느 정도 반영하긴 하였으되 원작 그대로 만든 영화와는 거리가 멉니다. 따라서 원작은 제쳐두고 독립적으로 영화를 바라보며 평가하는 게 옳겠지요. 줄거리는 한 백작 부인과 그녀의 딸이라는 '미르칼라'가 귀족 사회에 나타나며 시작됩니다. 미르칼라는 아름다운 외모와 여성들에게 유독 친절한 태도로 귀족 여성들에게 큰 관심을 끌지만, 동..

용두사미의 모범사례인 마녀사냥 영화, '데번스빌 테러'

예나 지금이나 마녀 사냥, 그것도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진짜' 마녀 사냥은 꽤 인기있는 호러 영화의 소재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시대 불문 여러 작품들이 존재해 왔고, 개중에는 좋은 영화도 있지만 나쁜 영화도 있는데요. 이 1983년도에 나온 '데번스빌 테러(The Devonsville Terror)'는 안타깝게도 나쁜 영화에 속합니다.  줄거리는 미국의 데번스빌이라는 마을에서, 과거 마녀사냥으로 3명의 여성이 억울하게, 잔혹하게 살해당하면서 시작됩니다. 공권력이 개입한 마녀사냥이라기 보다는, 작은 사회 구성원들의 린치로 묘사됩나다만 어쨌든 마녀사냥은 마녀사냥이지요.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던 데번스빌에 3명의 여성이 나타납니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능력을 갖춘,..

최초의 H. P. 러브크래프트 원작 영화, '유령 출몰지'

1963년 영화 유령 출몰지(The Haunted Palace)는 장르 불문 서브컬쳐에 끼친 영향이 막대한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 원작을 영화화 한 첫 번째 작품으로 특히 유명한 것 같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러브크래프트보다 에드가 앨런 포가 더 잘 먹히는 이름이었기에, 앨런 포의 이름을 중점적으로 팔았지만 실제로는 러브크래프트 원작에 더 가까운 작품이지요. 저야 러브크래프트 작품(크툴루 신화)는 위키로만 주로 접했기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최초의 러브크래프트 원작 영화'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훗날 B급 영화로 돈벌기 최고 전문가가 되는 로저 코먼이 '괜찮은 영화 감독이던 시절' 감독한 영화라는 점. 또 대배우 빈센트 프라이스 주연이라는 점 등도 짚고 넘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