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3

좋은 설정이 좋은 B급 영화를 만들진 않는다. 영화 '드라큘라 성의 피'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B급 영화는 저예산입니다. 그만큼 만듦새의 측면, 특히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이래저래 단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대신 주류 영화에서는 찾기 힘든 센스와 신선함, 그리고 떨어지는 만듦새가 오히려 매력으로 느껴지게 만든 연출 등으로 이 약점을 커버할 때 우리는 그걸 '좋은 B급 영화' 라고 부를 수 있을 듯 한데요. 확실히 B급 영화 제작자 대부분이 이런 '좋은 B급 영화' 를 시도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좋은 시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1969년 작 '드라큘라 성의 피'(Blood of Dracula's Castle)이 좋은 예인데요. 줄거리는 드라큘라가 그의 부인과 현대(1960년대)까지 살아남으면서 시작됩니다. 드라큘라와 부인은 한 오래된 성의 세입자로 살면서 부..

피를 그만 빨고 싶어하는 드라큘라 딸내미 이야기, 영화 '드라큘라의 딸'

1936년 영화 '드라큘라의 딸(Dracula's Daughter)는 전설의 드라큘라 영화, 1931년 영화 '드라큘라' 의 정식 후속작입니다. 스토리도 그대로 이어지고, 전작의 사건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요. 전작 '드라큘라'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요악하면 드라큘라는 영국에서 사람들 피를 빨아먹다가 반 헬싱에 의해 죽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본작은 반 헬싱 박사는 '나는 살인마 뱀파이어를 죽였다' 라는 항변이 먹히지 않아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고, 드라큘라 백작의 시체를 누군가 훔쳐갑니다. 드라큘라 백작의 시체를 훔친 건 마리야 잘레스카라는 신비로운 헝가리의 백작 부인입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잘레스카는 드라큘라 백작의 딸인데요. 잘레스카는 드라큘라의 시체를 불태우고 자신의 저주와..

늙은 인종차별주의자 흡혈귀의 모험, 영화 '올드 드라큘라'

공포 영화, 아니 영화의 역사를 통틀어 드라큘라만큼 오랫동안 인기를 끈 캐릭터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숱한 영화가 만들어졌고, 재해석도 끝없이 이루어졌으며, 멀쩡한(?) 드라큘라 영화가 아닌 패러디나 코미디의 소재로도 끝없이 재탄생되었습니다. 이 1974년 작 올드 드라큘라(OLD DRACULA)도 드라큘라의 일종의 패러디 코미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드라큘라 패러디나 코미디야 별처럼 많습니다만, 이 작품은 '인종차별주의자 드라큘라' 라는 요상한 설정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드라큘라 백작이 현대(1970년대)까지 살아남았고, 뱀파이어는 불로불사인 줄 알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늙었으며, 지금은 유령 나올 것 같은 성에서 외로운 귀족으로 군림하는 게 아니라 현대 사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