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영화 리뷰

슈퍼 빌런이 된 예술가의 흥망성쇠, 영화 '밀랍의 집'

B급천국 2024. 6. 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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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영화 밀랍의 집(House of Wax)은 두 번 리메이크 되고, 세 작품이 존재하는 3형제 영화 중 둘째입니다. 첫째는 1933년에 만들어 진 '밀랍 박물관의 미스테리', 둘째는 이 영화, 셋째는 2005년에 나온 '하우스 오브 왁스'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둘째인 이 영화를 가장 높이 치는 듯 합니다. 고전 호러 영화의 명작을 꼽을 때, 자주 언급되는 작품이지요. 그럼 정말 이 영화는 수작이나 명작 소리를 들을 가치가 있을까요?

 

스토리는 밀랍인형 장인인 예술가 '헨리 재러드'가 친구 때문에 모든 것을 잃으면서 시작합니다. 친구이자 동업자는 재러드의 예술이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친구가 애써 만든 밀랍인형 박물관을 모조리 불태워서 보험금을 챙기는 보험 사기를 계획하고 실행합니다. 이 때문에 재러드가 만든 모든 예술품이 불에 타고, 재러드 역시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후 간신히 살아남은 재러드는 광기에 찬 예술가가 되어 친구에게 복수하는 건 물론, 자신의 예술을 다시 시작하려 하는데......

 

 

스토리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인형을 소재로 한 호러영화이자, 한 슈퍼빌런의 흥망성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인형을 소재로 하여 공포심을 제대로 안겨주어야 하며, 주인공이자 빌런인 재러드의 흥망성쇠를 잘 보여주어야 좋은 스토리라 평가할 수 있을 텐데요. 다행히 이 영화에서는 둘 다 잘 보여줍니다. 먼저 인형 호러영화로서 평가하자면, 인형을 소재로 관객들에게 공포심을 효과적으로 심어주는 건 물론, 뻔히 보이면서도 끝까지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건, '슈퍼빌런의 흥망성쇠' 스토리입니다. 본래는 악인조차 아니었던 재러드가 친구의 욕망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타락하여 고담 시에서도 한 자리 차지할 수 있을 법한 슈퍼 빌런으로 타락하여 온갖 미친 짓을 저지르는 전 과정이 상당히 흥미롭게 묘사됩니다. 최소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스토리에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으니 당연히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안타까운 건 빌런의 적대자, 즉 선역이 약하다 보니 '빌런물'로서의 스토리 마무리가 약하다는 점입니다.

 

 

캐릭터

 

 

호러영화 배우 중 GOAT 강력 후보인, 빈센트 프라이스가 연기한 재러드의 캐릭터가 압도적입니다. 첫 등장에서 순수한 예술가로서, 이후 타락하여 시체 훔치기에 살인까지 서슴치 않는 슈퍼빌런으로 타락하는 모습까지, 훌륭한 연기력과 아우라를 보여줍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무척 실감나서 대배우 빈센트 프라이스를 촬영장에서 따돌림 당하게 만들었다는 썰까지 있는 특수효과도 좋은 편이고, 캐릭터를 뒷받침해 주는 각본도 훌륭합니다.

 

재러드 이외의 캐릭터는 평범합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좋지도 않습니다.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영화에 해를 끼치는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그 이상으로는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연출

 

 

아주 훌륭합니다. 고전 호러 영화 중 거의 최상급의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촬영 중 배우가 위험했다는 썰이 있는 초반 박물관 화재씬, 이후 슈퍼빌런이 된 재라드의 활동, 낯에는 예술 공간이 되고 밤에는 지옥이 되는 밀랍 박물관의 풍경까지, 인상적인 연출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런 연출이 스토리나 캐릭터와 별개로 튀는 게 아니라, 잘 어우러진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제가 리뷰한 투어리스트 트랩 처럼 무식하게 어둡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어둠을 적절히 활용한 화면, 소품, 기타 거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연출이 뛰어나다고 고평가 할 만합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이 영화는 3D 영화로 만들어졌고, 따라서 3D를 염두한 장면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특히 영화 서사랑 아무 상관 없이, 대놓고 3D 기술 자랑만을 위해 존재하는 장면도 있습니다. 3D TV가 없어서 3D로 보지는 못 했는데, 3D로 보면 어땠을 지 궁금해 지네요.

 

 

총평

 

많은 사람들이 수작이나 명작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는 영화입니다. 스토리는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중상급은 되고, 캐릭터와 연출은 훌륭합니다. 몇몇 아쉬운 점 때문에 명작이라고 하긴 좀 아쉽지만, 수작이라고 평가하긴 충분한 작품입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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