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영화의 거물 짐 위노스키 감독의 1986년작 킬보트(원제 Chopping mall)는 슬래셔 영화(살인마가 희생자를 살해하는 영화)의 역사에서도 의외로 흔치 않은 '로봇 살인마' 영화입니다. 마스크나 인형탈을 쓴 살인마가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로봇이 사람을 죽이는 쪽이 훨씬 연출하기가 어렵기에 저예산을 미덕으로 삼는 대부분의 슬래셔 영화에서는 상상은 해도, 현실로 구현하기는 어려웠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CG 떡칠이 존재할 수 없는 1980년대에, 어설픈 안드로이드 따위가 아닌 깡통 로봇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이 영화는 그것만으로도 존재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무대가 되는 쇼핑몰은 1980년대에 AI 기술을 동원하여, 로봇을 활용한 무인 경비 시스템을 구축한 시대를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