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서브컬처 뒷이야기

이 영화는 남미에서 진짜 사람을 죽이면서 찍었습니다!

B급천국 2024. 6. 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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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76년에 나온 '스너프'라는 호러 영화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1971년에 '슬로터(Slaughter)'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진 아르헨티나산 B급 호러 영화였습니다. 제작비가 고작 3만 달러였고, 제작 후 개봉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묻힌 그런 영화였습니다.심지어 이 영화의 해외 배급권을 얻은 배급사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개봉하지 않고 그냥 창고 영화로 묻어두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영화의 해외 배급권을 구입한 배급사가 이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 전대미문의 어그로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전설이 되었는데요.

 

우선 추가 촬영을 통해, 단순한 학살 영화를 진짜 사람을 죽이고 그걸 카메라에 담았다는 일명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기에 제목도 '스너프'로 바꾸었고, 이후 영화사에 남을 역대급 노이즈 마케팅을 벌였습니다.

 

 

 

 

이 영화가  '스너프를 소재로 한 영화' 라고 정직하게 홍보한 게 아니라 '남미에서 진짜로 사람 죽이는 장면을 찍은 영화!' 라고 홍보를 한 것입니다. 심지어 홍보 문구가 '목숨 값이 싼 남미에서만 만들 수 있는 영화!' 였지요. 거기에다 영화 상영 극장 앞에 진짜 스너프 필름을 상영하는걸 항의하는 '가짜 시위대'까지 고용하여 더더욱 어그로를 끌었습니다.

 

이 영화의 노이즈 마케팅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영화사에서 고용한 '가짜 반대 시위자'를 보고 '진짜 스너프 필름 상영 반대 시위자'들이 나타나 함께 시위를 하였답니다. 심지어 영화 반대 시위자들이 극장 포스터를 때려 부수다 체포되기도 했고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지자체 직권으로 상영이 중단된 일도 있었지요. 심지어 '진짜 스너프 필름 아니냐' 는 항의가 이어져 미국 검찰이 나서 영화사를 조사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물론 광고에서 뻥을 쳤을 뿐, 실제로 스너프 필름을 찍은 건 아니었으니 해당 혐의로 처벌할 수는 없었고요.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노이즈 마케팅 덕분에, 이 영화는 싸게 만든 영화 치고는 꽤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이후 일본에 개봉하여 상당한 흥행 수익을 거두었고, 이 영화의 성공을 본 일본 영화사들이 '잔인한 게 돈이 된다' 라는 생각에 그 악명높은 '쇼군의 사디즘' 같은 고어 영화를 만드는 계기기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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