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서브컬처 뒷이야기

오래된 짝짝이 신발 한 켤레에 목숨 거는 박물관

B급천국 2024. 6. 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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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신발입니다. 1930년대에 만들어졌고, 양 쪽 사이즈가 다른 짝짝이인데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는 이 신발을 그야말로 목숨걸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10명이 넘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보존 및 전시 작업에 참여하였고, 2016년에는 킥스타터를 통해 3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금하여 대대적으로 보존 작업을 하기도 했지요.

 

대체 저 신발이 무엇이기에, 여러 전문가들과 거액의 돈을 쏟아부어 보존하고 신주단지처럼 보관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저 신발이 전설의 명작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도로시가 신었던 '진짜' 루비 구두이기 때문입니다. 포스터에서 도로시가 신고 있는 바로 저 구두이기도 하지요.

 

지금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보관중인 신발이 짝짝이인 이유는 영화 촬영 당시 루비 구두를 여러 개 만들었고, 각각 용도에 따라 사이즈도 조금씩 다르게 만들었습니다. 신발 사이즈를 배우 발에 맞춘 게 아니라 영화 조명, 각도 등이 달라지더라도 최대한 예쁘게 찍히도록 각각 다른 사이즈로 여러 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여러 개 만들어 진 루비 구두 중 일부는 촬영 후 일부는 폐기되었고  일부는 스탭이 빼돌렸으며, 일부는 경매로 팔렸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좌우 사이즈가 다른 짝짝이 한 쌍이 스미소니언 박물관까지 흘러갔는데요.

 

이 신발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전시품이라 방문객 발길이 워낙 많이 닿아서 전시대 아래에 깔린 카펫을 수시로 갈아줘야 할 정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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