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서브컬처 뒷이야기

망했다가 주연 여배우 덕분에 화려하게 부활한 영화 '레프리콘'

B급천국 2024. 6. 2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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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프리콘(1993)은 그냥 '제대로 망한 영화' 취급을 받으며 사라질 뻔 했습니다.

 

평론가들의 평가부터 처참했는데요. 개봉 당시 평론가 평점을 기준으로 매긴 메타크리틱 점수가 17점, 100점 만점에 0점을 준 평론가도 있을 정도입니다. 평론가들에게는 혹평 받아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영화였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개봉 당시 관객 평가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하며 흥행 역시 시원찮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헐리우드에서 유명한 왜소증 배우이자 이 영화에서 레프리콘으로 출연한 '워릭 데이비스'는 '이런 망작에 출연한 것을 후회한다' 라고 할 지경이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개봉하고 망하고, 그렇게 잊혀질 줄 알았던 이 영화에 대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레프리콘에 출연한 제니퍼 애니스톤

 

레프리콘이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제니퍼 애니스톤이

 

 

 

 

 

레프리콘 개봉 1년 후 주연으로 출연한 시트콤 '프렌즈'가 대박을 친 겁니다. 아시다시피 프렌즈는 대중매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메가톤급 히트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전 미국의 프렌즈 팬들이 '제니퍼 애니스톤이 무명이던 시절 히로인으로 출연한 영화' 라는 것만 보고 레프리콘 비디오 테이프를 미친듯이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망하고, 잊혀질 운명이던 레프리콘은 뒤늦게 2차 시장에서 대박을 쳤지요.

 

 

 

 

 

 

이렇게 뒤늦게 2차 판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레프리콘은 예나 지금이나 완성도로는 좋은 소리를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음에도, 꾸준히 시리즈가 양산되는 인기 B급 영화의 반열에 들었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 영화 1편, 여유가 되면 전 시리즈를 한 번 리뷰해 볼 생각도 있는데요.

 

하지만 막상 레프리콘 시리즈를 기사회생 시켜 준 은인이라 할 수 있는 제니퍼 애니스톤은 이 영화 출연을 흑역사로 여긴 모양입니다. 실제로 레프리콘이 뒤늦게 히트를 친 후에도, 이 영화와는 가급적 얽히려 하지 않았다니까요. 심지어 레프리콘 제작진이 2편을 찍으면서 제니퍼 애니스톤을 출연시키기 위해 출연비를 대폭 올리며 읍소했지만, 애니스톤 쪽에서는 '나는 프렌즈를 찍어야 해요' 한마디로 거절했다는 말도 있지요.

 

레프리콘이 B급 호러 영화 씬에서는 나름대로 존재감이 있는 시리즈가 되었음에도, '프렌즈 배우' 로서 불멸의 명성을 손에 넣은 제니퍼 애니스톤으로서는 편들어주기 영 껄끄러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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