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영화 리뷰

뇌가 공룡 로봇에 이식된 소년 이야기, 영화 '타미와 티렉스'

B급천국 2024. 6. 2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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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영화 타미와 티렉스(Tammy and the T-rex)는 훗날 명성을 떨치는 데니스 리처드와 폴 워커가 풋풋한 시절에 출연한 영화입니다. 데니스 리처드는 여성 원톱 주연이고, 폴 워커도 꽤 비중이 크므로 두 배우의 팬이라면 볼 만한 영화로 꼽히는데요. 다만 꽤나 B급 필이 충만하고 좀 하드한 코미디 영화라, 모두가 좋아하긴 어려운 영화로 꼽힙니다.

 

스토리는 여고생 타미와 운동부 남고생 마이클이 친구 이상 연인 미만 관계로 지내던 중, 마이클이 타미와 한때 사귀었던 학교 일진들과 트러블을 겪으면서 시작됩니다. 마이클도 운동부 출신이라 일진과 1:1은 이기지만 집단 괴롭힘에는 장사 없다고, 결국 무자비한 린치를 당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런 마이클의 뇌가 매드 사이언티스트에게 넘어가 실제 티라노사우루스보다는 작은 듯 하나 사람보다는 훨씬 큰 티라노사우루스 로봇에 이식됩니다. 이후 공룡 로봇에 들어 간 마이클의 뇌는 폭주하고, 타미는 그런 마이클을 구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스토리 

 

 

스토리는 보통입니다. 전반과 중반까지는 괜찮습니다. 즉 마이클이 어쩌다 공룡 로봇이 되었고, 어떻게 자길 괴롭히던 일진들을 뜯어 먹으면서 복수하고, 여사친 타미와 어떻게 로봇인 채로 유대를 쌓는가까지는 그럭저럭 묘사를 잘 했습니다. 여기까진 호평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중반부터 마무리까지 가는 과정, 즉 로봇이 된 마이클의 최종 운명과 타미와의 커플링 결말까지 갈 때 힘이 약해집니다. 즉 본작 스토리의 주 키워드는 '복수', '커플링', '로봇이 된 인간의 운명' 세 가지인데 복수는 잘 연출했고, 커플링은 전반은 좋으나 후반이 약하며, 로봇이 된 인간의 운명을 다루는 부분은 많이 어설픕니다.

 

그래도 엔딩은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장르라, 또 이런 분위기의 영화라 용납되는, 괜찮은 엔딩입니다.

 

 

캐릭터

 

 

공룡이 된 마이클, 그의 여사친이자 점점 관계가 깊어가는 여주인공 타미,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잘 지내는 흑인 친구. 세 명의 캐릭터는 좋습니다. 어차피 이런 영화에서 뭐 대단한 고뇌나 인간 본질에 대한 탐구 등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테고, 말이 되고 재미있으면 충분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마이클, 타미, 흑인 친구 세 명은 각각 캐릭터성도 괜찮고 동기도 이해가 가며 영화 내내 자신들의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때론 위협적이고 때론 웃긴 공룡 마이클, 마이클과 친구 이상 연인 미만 관계이다 공룡이 된 마이클과 연이 깊어지는 타미, 90년대의 전형적인 떠버리 흑인 선역 캐릭터지만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호감 조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흑인 친구까지. 다 괜찮습니다.

 

다만 그 외 캐릭터로 넘어가면 썩 좋지 않은데요. 마이클을 살해한 일진들이야 어차피 도중 퇴장되는 녀석들이니 대충 묘사되어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만, 악의 흑막이라 할 만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그 부하들의 캐릭터성이나 존재감이 너무 약합니다. 동기는 묘사되지만 강렬하지 않고, 캐릭터성이 설득력 있지도 않습니다. 제가 리뷰한 톡식 어벤저 처럼, 비중있는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다 잘 묘사된 B급 영화와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연출

 

 

연출은 괜찮습니다. 당연히 쥬라기 공원을 기대하면 안 되지만, 많은 예산을 들인 영화가 아님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괜찮습니다. 특히 공룡 로봇이 등장하는 장면은 전반적으로 학살 장면이든, 추격전이든, 교감 장면이든 꽤 그럴듯하게 찍었습니다. CG가 아닌, 진짜 인형으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성도 괜찮지요. 수위도 피가 어느정도 튀긴 하지만, 그렇게 잔인하진 않아 가볍게 즐길 만 합니다.

 

 

 

총평

 

데니스 리처드와 폴 워커의 풋풋한 시절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B급 감성을 꽤 잘 버무린 유쾌한 호러 코미디입니다. 사실 중반 이후로는 호러는 거의 날아가고, 그냥 공룡 로봇과 친구들의 막가파 모험에 더 가까워져서 더욱 가볍게 즐길 수 있는데요. 단점이 꽤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호'보다는 '호'에 저울추가 기울어지는 영화입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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