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영화 리뷰

치어리더의 사탄 숭배자에게서 살아남기, 영화 '사탄의 치어리더'

B급천국 2024. 6. 2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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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영화나 B급 영화에서 치어리더는 꽤 존재감이 있는 직업입니다. 어찌 보면 편견 덩어리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보통 예쁘고, 다소 음란하며, 막말로 희생자가 되기 좋은 직업이라고 여겨지곤 하니까요.(현실이 아닌 장르 속 취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이러한 장르적 편견에 충실하게 만들어 진 영화도 있고, 그 편견 혹은 클리셰를 이용해 잘 비틀어서 멋진 결과물을 보여 준 영화도 있습니다. 그럼 1977년에 나온 영화 사탄의 치어리더(Satan's Cheerleaders)는 어떨까요?

 

줄거리는 치어리더들이 사탄 숭배하는 내용....이라고 하기는 어렵고요. 일단 전개는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한 무리의 치어리더가 있고 이들을 이끄는 여자 선생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모종의 이유로 사탄 숭배자들의 타깃이 됩니다. 이후 사탄 숭배자와 치어리더의 쫓고 쫓기는 추격이 시작되고 결국 치어리더들은 사탄 숭배자들에게 붙잡혀 위기에 처하는데....

 

 

스토리

 

 

스토리 발상은 나쁘지 않습니다만, 결과는 좋지 못합니다. 제가 자오선을 리뷰할 때도 언급하였듯, 기껏해야 30분 분량으로 풀어야 할 스토리를 1시간 20분 이상으로 늘리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는데요. 즉 악마 숭배자와 그 산제물이 될 위기에 처한 예비 희생자들의 대립이라는 배경은 괜찮지만, 그를 풀어나가는 스토리의 밀도가 대단히 낮습니다. 감독도 그 사실을 잘 알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계속된 개그와 섹드립 등으로 어떻게든 낮은 스토리 밀도를 보완하기 위해 애를 쓴 것 같습니다만.... 결과물이 좋지는 않습니다.

 

스토리의 시작과 결말은 괜찮다고 봅니다만, 기승전결에서 기와 결만 괜찮고 '승'과 '전'은 나쁘다기 보다, 거의 없는 수준입니다. '승'과 '전'에서 100을 묘사해야 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잘해야 20만 묘사하고 나머지는 스토리상 의미없는 개그, 섹드립, 그냥 지루한 대화 등으로 채워버렸습니다. 이러니 시작과 결말만 좋을 뿐, 그 사이에 위치한 대부분의 스토리는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까놓고 말해, 나쁜 스토리입니다. TV 애니 1편, 혹은 30분짜리 시트콤 에피소드 하나 정도나 만들 수 있었을 스토리로 극장용 영화를 만들면 이런 현상이 벌어집니다.

 

 

캐릭터

 

 

캐릭터도 좋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치어리더들도, 치어리더를 이끄는 여자 선생도, 그들을 쫓는 악마 숭배자들도 호러 영화나 B급 영화에서 묘사되는 클리셰 혹은 편견에 딱 부합하는 그런 캐릭터들입니다. B급 영화를 즐겨 보는 본인은 사실 클리셰냐 편견적인 묘사에는 너그럽습니다만, 결과물이 재미가 없다면 문제가 달라지지요.1977년 영화임을 고려해도 무언가 특출나거나 새롭거나, 클리셰젹으로 묘사하면서도 수준 높은 캐릭터 묘사 등은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이쪽 저쪽 할 것 없이 캐릭터들이 대단히 멍청합니다. B급 호러 코미디에서는 캐릭터들이 멍청한 게 큰 흠이 되지 않을 때도 많지만, 재미없는 캐릭터들이 멍청하면 아무래도 평가가 낮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캐릭터들의 멍청함이 영화 결말과 꽤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는 것 하나는 높이 평가할 수도 있을 지도요.

 

 

연출

 

 

'싸게 만든 1970년대 영화'. 딱 이렇게밖에는 묘사할 수 없을 만큼 평이한 연출을 보여줍니다. 영상미가 뛰어나다거나 장르적 특성을 잘 살린 화면을 뽑아주는 장면은 맹세코 단 한 장면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투어리스트 트랩처럼 뭐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 평가를 크게 깎아먹을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연출 퀄리티가 좋다고는 할 수 없고, 평균 이하라고 밖에는 말 할 수 없을 듯 하네요.

 

 

총평

 

좋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의 설정과 나름대로 통쾌하면서 발랄한 엔딩은 나쁘지 않지만 그 외에는 장점으로 꼽을 만한 부분이 딱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스토리 밀도는 낮고, 스토리 자체도 좋다고 하기 어렵고, 캐릭터는 멍청한데다 너무 상투적이고, 연출은 전체적으로 평균 이하니까요. 욕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보라고 권할 수는 없는 영화입니다.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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