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영화 리뷰

최악의 호러 영화 속편으로 꼽히는 '캔디맨 3'

B급천국 2024. 6. 18. 21:19
반응형

 

넘쳐나는 호러 영화들 중에서도 존재감을 뚜렷히 보여주는 캔디맨 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보통 이렇습니다. 캔디맨 1편은 최소 수작 이상이라고들 합니다. 캔디맨 2편은 평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캔디맨 3편의 평가는 아주 처참합니다. 졸작, 쓰레기, 막장 등 호러팬들의 이 영화에 대한 증오는 조금만 구글링 해 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워낙 평이 나쁜 탓에, 본인도 이 영화 1편과 2편은 빨리 접했지만, 캔디맨 3(Candyman: Day of the dead)편은 아주 뒤늦게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뒤늦게 보았는데요. 

 

줄거리를 간단히 설명하면, 캔디맨은 기본적으로 도시전설+슬래셔 영화의 구도를 따릅니다. 과거 백인들에게 린치를 당해 죽은 흑인의 원혼이 캔디맨으로 환생하고, 이 캔디맨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이름을 다섯 번 부른 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 내 그들을 살해합니다. 1편 기준으로는 도시전설 영화에 가깝고, 2편부터는 좀 더 슬래셔 영화에 가까워 지는데요. 2편에서 존재가 소멸한 줄 알았던 캔디맨이 되살아 나, 3편의 히로인을 노린다는 줄거리입니다. 그 와중에 시체의 산이 쌓이는 건 말 할 필요가 없겠죠.

 

 

스토리

 

 

아주 좋지 않습니다. 전작들 동어반복이야 너그럽게 넘어간다 해도, 전작들 동어반복하면서 심각하게 열화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캔디맨 세계관 자체가 판타지인데, 여기에 '부두교'라는 기존 세계관과 동떨어진 새로운 판타지 세계관이 본래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섞이지 않고 따로 놀며 스토리 질을 더욱 떨어뜨립니다. 게다가 원작 설정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더하는 성의조차 보여주지 않습니다. 막말로 뜬금없이 제이슨의 이복 자매를 등장시켰던 13일의 금요일 9편이 훨씬 성의있는 스토리텔링으로 보일 지경입니다.

 

기본적인 스토리 뼈대부터 지극히 뻔한데다가, 새로 도입한 부두교 세계관은 기존 세계관과 하나도 안 맞고, 기승전결도 좋지 않습니다.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기기결', 잘 봐주면 '기전전결' 정도 밖에는 안 됩니다. 사건은 터지는데 개연성이 없고, 결말은 어이가 없다 못해 실소가 나올 정도입니다. 호러영화 속편으로 갈수록 스토리가 망가지는 일은 흔하지만, 이렇게까지 전방위적으로 망가지는 케이스도 흔치 않을 듯 하네요.

 

 

캐릭터

 

상당히 안 좋습니다. 먼저 캔디맨은 1~2편보다 위압감도 떨어지고, 1~2편보다 훨씬 멍청합니다. 그렇다고 캔디맨과 대적하는 히로인이나 다른 캐릭터가 머리가 좋거나, 개연성이 있거나, 매력적이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 같은 멍청이들이고 개연성은 밥 말아 먹었습니다. 여기에 부두교 설정이 뜬금없이 끼어들면서, 가뜩이나 좋지 않은 캐릭터들의 행동이 더욱 갈팔질팡합니다. 

 

배우들 잘못은 아닙니다. 캔디맨 역할을 맡은 토니 토드는 항상 그렇듯 멋진 비주얼과 목소리, 기본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히로인 역할을 맡은 도나 데리코도 상당한 미모와 몸매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캔디맨은 그렇다 쳐도 히로인은 단단히 잘못 썼는데요. 이 영화의 히로인은 그냥 예쁜 얼굴과 훌륭한 몸매만 믿고 가자는 식으로 만들었는데요. 물론 여성 캐릭터를 그렇게 소비해도 괜찮은 호러 영화도 있고, 특히 슬래셔 장르에서는 흔합니다. 하지만 캔디맨은 그렇지 않거든요. 슬래셔 영화 중 '외모만 믿는 히로인'이 나오면 안 되는 영화 1순위가 캔디맨 시리즈인데, 그 시리즈에서 '외모만 믿는 히로인'이 나왔다는 건 제작진이 단단히 잘못한 거죠.

 

 

연출

 

 

몇몇 살인씬과 액션씬, 캔디맨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은 비주얼만은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연출이 좋다고 평가하긴 애매합니다. 이 수준의 연출은 1편과 2편에서 이미 질리게 보았거든요. 3편에서 보여준 새로운 연출이라면 부두교 세계관이 더해진 장면들 정도인데, 앞서 말 했듯 이 영화의 최대 단점 중 하나가 무리하게 부두교 세계관을 집어넣은 것이라 그에 따른 연출도 좋진 않습니다.

 

 

총평

 

아주 좋지 못한 영화입니다. 차라리 독립적인 작품으로 나왔다면 최악까지는 아니었을 겁니다. 이보다 멍청한 스토리와 캐릭터의 영화도 있고, 연출이 나쁜 영화는 한 트럭이니까요. 하지만 이건 캔디맨 시리즈의 정식 속편이라는 점에서 평가가 더욱 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못 만든 데다가, 그동안 쌓인 캔디맨의 유산까지 박살내며 2021년까지 캔디맨 시리즈를 무덤에 처넣은 장본인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점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