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천국의 서브컬처 뒷이야기 4

스탠리 큐브릭 "이제 제작사 간섭 없이 마음대로 영화 찍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스팔타커스'를 찍을 당시 창작적 견해 차이 등을 이유로 주연 배우인 커크 더글라스, 그리고 제작사와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다툰 이유도 다양했는데요. 예를 들어 제작사나 배우가 상업성이나 작중 배우의 비중 문제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였습니다. 사실 본작 각본을 두고 워낙 여기저기에서 말이 많았기에 각본을 쓴 달튼 트럼보도 지치다 못해 관두기 직전까지 갔다고 할 정도인데요. 물론 전적으로 제작사나 배우가 싸움을 건 건 아닙니다. 스탠리 큐브릭 쪽에서 다툼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노예 군대 수천명의 시체가 벌판에 널브러진 장면을 찍을 때 '모든 노예들의 위치와 자세를 일일이 체크하는' 큐브릭의 병적인 완벽주의와 비타협주의를 못 견딘 배우나 제작사가 학을 떼기도 했다지요. 결국..

망했다가 주연 여배우 덕분에 화려하게 부활한 영화 '레프리콘'

영화 레프리콘(1993)은 그냥 '제대로 망한 영화' 취급을 받으며 사라질 뻔 했습니다. 평론가들의 평가부터 처참했는데요. 개봉 당시 평론가 평점을 기준으로 매긴 메타크리틱 점수가 17점, 100점 만점에 0점을 준 평론가도 있을 정도입니다. 평론가들에게는 혹평 받아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영화였냐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개봉 당시 관객 평가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하며 흥행 역시 시원찮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헐리우드에서 유명한 왜소증 배우이자 이 영화에서 레프리콘으로 출연한 '워릭 데이비스'는 '이런 망작에 출연한 것을 후회한다' 라고 할 지경이었다고 하지요. 그런데 개봉하고 망하고, 그렇게 잊혀질 줄 알았던 이 영화에 대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레프리콘이 개봉할 때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제니퍼 ..

오래된 짝짝이 신발 한 켤레에 목숨 거는 박물관

이건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신발입니다. 1930년대에 만들어졌고, 양 쪽 사이즈가 다른 짝짝이인데요.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는 이 신발을 그야말로 목숨걸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10명이 넘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보존 및 전시 작업에 참여하였고, 2016년에는 킥스타터를 통해 3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모금하여 대대적으로 보존 작업을 하기도 했지요. 대체 저 신발이 무엇이기에, 여러 전문가들과 거액의 돈을 쏟아부어 보존하고 신주단지처럼 보관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저 신발이 전설의 명작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에서 도로시가 신었던 '진짜' 루비 구두이기 때문입니다. 포스터에서 도로시가 신고 있는 바로 저 구두이기도 하지요. 지금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보관중인 신발이 짝..

이 영화는 남미에서 진짜 사람을 죽이면서 찍었습니다!

이 영화는 1976년에 나온 '스너프'라는 호러 영화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1971년에 '슬로터(Slaughter)'라는 제목으로 만들어 진 아르헨티나산 B급 호러 영화였습니다. 제작비가 고작 3만 달러였고, 제작 후 개봉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묻힌 그런 영화였습니다.심지어 이 영화의 해외 배급권을 얻은 배급사도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개봉하지 않고 그냥 창고 영화로 묻어두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영화의 해외 배급권을 구입한 배급사가 이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 전대미문의 어그로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면서 전설이 되었는데요. 우선 추가 촬영을 통해, 단순한 학살 영화를 진짜 사람을 죽이고 그걸 카메라에 담았다는 일명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여기에 제목도 '스너프'로 바꾸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