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6

B급 고수위 여성향 로맨스 호러 영화, '자오선'

풀문 영화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B급 영화사 중 하나입니다. 미국에서는 자체 OTT까지 운영할 만큼 꽤 지명도가 높으며, 국내에서도 1990년대 비디오 테이프 대여점 시대 땐 비디오로 배급된 공포영화 상당수가 풀문 영화사 것이었다는 말도 있을 만큼 양적으로는 많은 작품을 내놓은 영화사입니다. 그만큼 졸작도 많고, 쓰레기도 많지만 꽤 볼 만한 영화도 여럿 내놓았는데요. 그 중 1990년에 나온 자오선(Meridian)은 풀문 영화사 작품 중에서도 꽤 지명도가 있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남성향이 강세인 B급 호러 업계에서, 여성향에 가깝게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한데요. 줄거리는 전형적인 여성향 로맨스, 그것도 고수위물에 가깝습니다. 능력도 있고 아름다운 여주가 있고, 여주와 친한 서브 여가 ..

악취미 가득한, 하지만 유쾌한 영화 '바스켓 케이스'

줄거리나 설정만 봐도 호불호 갈릴 수 밖에 없는, 아니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본인이 즐겨 보는 B급 영화들 중 이러한 케이스가 많은데요. 좋은 예가 1982년에 만들어 진 바스켓 케이스(Basket Case) 입니다. 유명 평론가 렉스 리드가 '내가 본 가장 역겨운 영화'라는 악평을 하였고, 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인다는 전설적인 B급 영화인데요. 줄거리는 한 쌍둥이 형제의 복수극입니다. 샴 쌍둥이 형제가 본인들의 의지에 반하여 강제로 분리 수술을 받았고, 덕분에 형제 중 한 명은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다른 쪽은 끔찍한 몰골이 되어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분리 수술을 받고 무사히 살아남은 형이, 끔찍한 몰골이 되었지만 강력한..

최악만 간신히 면하는 악어 호러 영화, '공포의 크로커다일'

오래 전 호러존이라는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당시 국내에선 거의 유일하게 대규모의 호러 영화 사이트 겸 커뮤니티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호러존에서는 국내에서는 정말 구하기 어려운 영화의 리뷰도 많았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1989년 작, 공포의 크로커다일(Killer Crocodile) 이었는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 호러존에서도 이 영화를 혹평했었는데, 그래도 웬지 모르게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악어를 좋아해서인지, 당시 악평을 남긴 리뷰어가 악평을 맛깔나게 써서 오히려 보고 싶었던 건 지는 모르겠는데요. 그리고 최근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크리처 영화 줄거리를 따릅니다. 화학 물질 때문에 악어가 커져 괴물이 되고,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 악어를 막으려는 자가 있고 방..

피를 그만 빨고 싶어하는 드라큘라 딸내미 이야기, 영화 '드라큘라의 딸'

1936년 영화 '드라큘라의 딸(Dracula's Daughter)는 전설의 드라큘라 영화, 1931년 영화 '드라큘라' 의 정식 후속작입니다. 스토리도 그대로 이어지고, 전작의 사건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요. 전작 '드라큘라'에서 있었던 일을 간단히 요악하면 드라큘라는 영국에서 사람들 피를 빨아먹다가 반 헬싱에 의해 죽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본작은 반 헬싱 박사는 '나는 살인마 뱀파이어를 죽였다' 라는 항변이 먹히지 않아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고, 드라큘라 백작의 시체를 누군가 훔쳐갑니다. 드라큘라 백작의 시체를 훔친 건 마리야 잘레스카라는 신비로운 헝가리의 백작 부인입니다. 영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잘레스카는 드라큘라 백작의 딸인데요. 잘레스카는 드라큘라의 시체를 불태우고 자신의 저주와..

늙은 인종차별주의자 흡혈귀의 모험, 영화 '올드 드라큘라'

공포 영화, 아니 영화의 역사를 통틀어 드라큘라만큼 오랫동안 인기를 끈 캐릭터도 없을 겁니다. 그만큼 숱한 영화가 만들어졌고, 재해석도 끝없이 이루어졌으며, 멀쩡한(?) 드라큘라 영화가 아닌 패러디나 코미디의 소재로도 끝없이 재탄생되었습니다. 이 1974년 작 올드 드라큘라(OLD DRACULA)도 드라큘라의 일종의 패러디 코미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드라큘라 패러디나 코미디야 별처럼 많습니다만, 이 작품은 '인종차별주의자 드라큘라' 라는 요상한 설정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드라큘라 백작이 현대(1970년대)까지 살아남았고, 뱀파이어는 불로불사인 줄 알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늙었으며, 지금은 유령 나올 것 같은 성에서 외로운 귀족으로 군림하는 게 아니라 현대 사회에 ..

제목만큼 야하거나 잔혹하지 않다. 영화 '사디즘 박사의 고문실'

1967년 영화 '사디즘 박사의 고문실'(Torture Chamber of Dr.Sadism)은 제목만 봐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 제목을 보고 AV나 에로 영화, 혹은 고문 포르노를 떠올리는 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 건데요. 다행이라 해야 할 지, 이 영화는 제목에서 풍기는 하드하면서 야릇한 분위기와는 딴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종종 있는 제목 낚시 영화에 가까운데요. 일단 '사디즘 박사' 는 나오지도 않고, 고문실은 나오긴 합니다만 수위는 약한 편입니다. 그러니 잔혹한 성인 영화나 고문 포르노, 그러니까 '쇼군의 사디즘' 같은 영화는 결코 아님을 먼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한 백작이 불멸의 힘을 얻기 위해 12명의 처녀를 잔혹하게 ..